후시딘과 마데카솔 차이 알아보기

집에 상비약으로 후시딘과 마데카솔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계시죠. 그런데 막상 아이가 넘어져 무릎이 까이거나, 본인이 칼에 손을 살짝 베었을 때 떠오르는 생각은 비슷합니다. “일단 상처약부터 바르자… 그런데 둘 중에 어떤 걸 발라야 하지?” 겉모습은 비슷한 튜브 연고인데, 설명서를 일일이 읽어볼 시간도 없고, 대충 기억나는 대로 바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이 습관, 정말 괜찮을까요?

1. 후시딘과 마데카솔 차이 |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게 다릅니다

후시딘과 마데카솔 차이를 복잡하게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. 핵심만 딱 짚어보면 다음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.

• 후시딘 → 세균을 잡기 위한 항생제 연고
• 마데카솔 → 상처가 잘 아물도록 돕는 피부 재생 연고

즉, 후시딘은 “감염”에 초점을 맞춘 약이고, 마데카솔은 “상처 회복과 흉터”에 초점을 맞춘 약입니다. 이 관점만 기억하셔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어떤 약이 더 적절한지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.

2. 후시딘: 세균 감염으로부터 상처를 지키는 ‘경찰관’ 같은 약

후시딘의 주성분은 퓨시드산(fusidic acid)이라는 성분입니다. 이름은 낯설지만, 역할은 단순합니다. 상처 부위에서 번식하려는 세균을 억제하고 죽이는, 즉 항생제 역할을 하는 성분입니다.

2-1. 후시딘이 필요한 상황

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후시딘 같은 항생제 연고가 쓰일 수 있습니다.

• 상처 주변이 점점 붉게 부어 오르고 뜨거운 느낌이 날 때
• 상처에서 노란 고름, 진물이 계속 나오는 경우
• 긁힌 상처를 방치했다가 살이 헐고, 피부가 몹시 따가우면서 진득한 분비물이 보일 때
•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을 때 “세균 감염이 있다”는 설명을 들은 경우

이런 경우에는 상처가 이미 세균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새살만 돋게 하기보다는 먼저 세균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그래서 피부과나 병원에서는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인된 상처에 후시딘 같은 항생제 연고를 단기간 처방하기도 합니다.

2-2. 후시딘 사용 시 꼭 조심해야 할 점

다만 후시딘은 어디까지나 ‘항생제’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. 항생제를 필요 이상으로 자주, 오래 사용하면 내성균이 생길 수 있습니다. 내성균이 늘어나면 나중에 정말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약이 잘 듣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.

• 작은 상처라도, 매번 습관적으로 후시딘을 바르는 사용법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.
• 설명서 또는 의사가 알려준 사용 기간을 지키고, 상태가 나빠지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.
• 눈 주변, 입 안, 생식기 등 민감한 부위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 후 사용해야 합니다.

정리하자면 후시딘은 “감염 위험이 뚜렷할 때, 짧게 쓰는 약”에 가깝습니다. 상처가 깨끗하고 감염 위험이 낮다면 후시딘을 굳이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.

3. 마데카솔: 상처가 예쁘게 아물도록 도와주는 ‘건축가’ 같은 약

마데카솔의 주성분은 센텔라 아시아티카(병풀) 추출물입니다. 이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들은 손상된 피부 조직이 다시 자라도록 돕고,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여 새살이 차오르는 과정에 도움을 줍니다.

3-1. 마데카솔이 잘 어울리는 상황

• 넘어져서 무릎이 까였지만 피는 멎고, 상처가 깨끗하게 세척된 상태일 때
• 문틀이나 가구 모서리에 긁혀 피부 겉부분만 살짝 벗겨진 상처일 때
• 칼에 손을 베었지만 심하게 벌어지지 않고, 소독 후 얕은 상처만 남았을 때
• 수술이나 시술 후 어느 정도 아문 부위의 흉터 관리 단계에 들어섰을 때
• 여드름이 가라앉은 뒤 남은 붉은 자국·흉터를 완화시키고 싶을 때

이런 상황은 세균 감염보다는 얼마나 잘, 얼마나 깔끔하게 아물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. 이때 마데카솔처럼 재생을 돕는 연고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

3-2. “깨끗한 상처”라는 전제 조건을 잊지 마세요

마데카솔은 이미 어느 정도 깨끗해진 상처에 사용할 때 의미가 큽니다. 상처 안에 흙·이물질·세균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재생만 돕는다고 생각하면, 그야말로 “지저분한 바탕 위에 새 건물을 짓는 것”과 비슷한 상황이 됩니다.

• 흐르는 물로 상처를 충분히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 뒤 사용해야 합니다.
• 상처가 심하게 붓거나, 고름·악취가 나는 경우엔 마데카솔만 바르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.
• 상처의 깊이, 위치에 따라서는 재생 연고보다 의료기관의 봉합·처치가 우선일 수 있습니다.

4. “둘 다 바르면 더 좋지 않을까?” 하는 생각에 대해

상처가 나면 누구나 “빨리, 깨끗하게 낫게 하고 싶다”는 마음이 큽니다. 그래서 어떤 분들은 후시딘을 먼저 바르고 그 위에 마데카솔을 덧바르거나, 하루는 후시딘, 다음 날은 마데카솔 등 임의로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.

하지만 이런 방식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.

• 후시딘은 항생제이므로, 진짜 필요한 상황에만, 짧게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.
• 무조건 “두 개 다 바르면 효과가 두 배”가 되는 것이 아니라, 오히려 피부 자극이 늘어나거나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이 될 수 있습니다.
• 상처가 애매하다면 스스로 여러 연고를 섞기보다는 의사·약사의 안내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.

쉽게 말해, “감염 의심이면 후시딘, 깨끗한 회복 단계면 마데카솔” 정도로 구분해서 한 번에 하나의 역할에 집중하는 연고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.

5. 두 연고를 사용하기 전에 공통적으로 꼭 지켜야 할 기본 수칙

5-1. 세척과 소독이 ‘0단계’

어떤 연고를 바를지 고민하기 전에,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언제나 세척입니다.

• 미지근한 물로 상처를 충분히 씻어 흙·먼지·이물질을 제거합니다.
• 심하지 않은 상처라면 가벼운 소독제로 주변을 닦아줄 수 있습니다.
• 물기를 잘 말린 뒤, 얇게 연고를 바르고 필요하면 거즈나 밴드로 보호합니다.

세척과 소독 없이 연고만 덕지덕지 바르면 남아 있던 오염물과 세균이 그대로 갇힌 채로 남아 상처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.

5-2. 연고는 ‘적당량을 얇게’, 그리고 피부 상태를 관찰하기

• 연고는 두껍게 바른다고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.
• 설명서에 적힌 사용 횟수(보통 하루 2~3회)를 넘어가지 않도록 합니다.
• 바른 뒤에 상처 주변이 지나치게 가렵거나 붉은 반점이 생기면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니 사용을 중단하고 확인이 필요합니다.

5-3. 이런 증상이 보이면 연고만 믿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

• 상처 부위 붓기가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는 경우
• 발열, 오한, 몸살처럼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
• 상처 주변 피부가 줄 모양으로 붉게 번져 올라오는 경우
• 얼굴, 눈 주변, 관절 부위, 손·발 깊은 상처 등 민감하거나 중요한 부위의 손상

이런 상황은 연고 한두 종류로 해결하기 어려운 단계일 수 있습니다. 항생제 복용, 전문적인 상처 치료,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.

6. 정리: 서랍 속 두 연고, 이렇게 기억하시면 됩니다

이제 후시딘과 마데카솔을 볼 때 이렇게 떠올려 보세요.

• 후시딘은 세균을 단속하는 ‘상처 경찰’
• 마데카솔은 새살을 올리고 흉터를 줄이는 ‘피부 건축가’

상처가 났을 때, “이 상처는 지금 세균이 문제인가, 아니면 회복과 흉터가 더 걱정되는가?” 이 질문 한 번만 떠올려 보시면 어느 쪽을 먼저 꺼내야 할지 훨씬 분명해집니다.

마지막으로, 이 글은 전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이지 개인의 진단·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. 상처가 크거나 통증이 심하고, 평소와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어떤 연고보다도 의사의 진료가 우선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.